
1.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다
영화의 시작은 어린 준경이 교장실 앞에 걸린 사계절 별자리를 신기한 듯 바라보는 모습부터 시작한다. 보경(이수경)이는 준경이를 데리고 준경이의 수학경시대회 경상북도 1등 상(트로피)을 받으러 갔다가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기찻길을 따라가던 중 굴을 지나 강물이 내려다 보이는 다리 위를 지날 때 갑자기 나타난 화물열차를 피하기 위해 다리 위 대피소에 마을 주민들과 가까스로 몸을 피했다. 6년 후 준경의 방. 책꽂이 위에는 6년 전 준경이 교장실 앞에서 보았던 별자리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제 고등학생이 된 준경(박정민)은 대통령에게 보내는 54번째 편지를 쓰고 있다. 준경이 사는 마을 원곡은 차가 다니는 길이 없고 기찻길만 있어 마을 밖으로 나가려면 기찻길을 따라 3개의 굴과 3개의 철교를 걸어서 승부역까지 나가야 했다. 그러나 화물열차의 운행시간을 몰라 마을 사람들이 굴과 철교에서 다치거나 죽는 일이 허다했다. 이런 이유로 준경은 대통령에게 간이역을 세워달라고 수없이 편지를 보낸 것이다. 준경은 깜깜한 새벽에 일어나 손전등을 들고 어둠 속으로 뛰어나가고 보경이도 그 뒤를 따른다. 고등학생이 된 준경은 초등학생 아이처럼 누나의 손을 꽉 잡고 철교 위를 걸어 날이 밝아올 때쯤 승부역에 도착했다. 승부역에서 준경의 아버지가 운전하는 기차를 타고 영주역에 내린 준경은 다시 자전거를 타고 한참을 달려 고등학교에 도착했다. 집에서 출발해 2시간이 넘게 걸려 도착한 것이다. 원곡 주민들은 영주역장을 찾아가 간이역을 지어달라고 요청하지만 이용객이 줄어드는 승부역 마저 없어질 상황이라 간이역 설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음날부터 원곡 마을 주민들은 승부역을 지키기 위해 순번을 정해 이용객을 늘이는 작업을 했다. 학교 시험날, 시험시간 5분을 남기고 교실에 도착한 준경은 시험지를 5분 만에 다 풀어버리고 그 모습을 보고 라희와 물리 선생님은 준경이 천재라는 걸 알게 된다. 준경과 사귀고 싶은 라희는 준경의 주변에 얼쩡거린다. 등굣길에 우체통에 편지를 넣는 준경을 보고 준경에게 여자가 있다고 생각한 라희(임윤아)는 준경의 가방을 몰래 뒤진다. 가방 속 편지(맞춤법이 틀리고 사투리로 적혀 있음) 내용을 확인한 라희는 준경이 청와대에 편지를 쓰는 이유를 알게 되고 준경을 도와주기로 한다. 학교 도서관 책을 다 읽어서 읽을 책이 없는 준경을 위해 물리선생님은 친구의 박사과정 논문 초록을 보여주며 준경이가 공부하는 걸 돕는다. 라희는 맞춤법 공부를 핑계로 준경과 떡볶이도 먹고 문방구 앞 게임도 같이하고 계곡 데이트도 즐긴다. 집에 돌아온 준경은 글씨 연습도 열심히 한다. 그렇게 라희의 도움으로 표준말로 맞춤법에 맞게 쓴 편지를 청와대에 보내게 된다. 준경은 라희의 조언으로 열차가 오는 걸 알려주는 신호등을 직접 만들어 마을 사람들이 안전하게 기찻길을 다닐 수 있게 한다. 누나 보경이는 이런 준경이가 너무나 대견스럽다. 준경이는 물리선생님이 준 논문 초록을 보고 완벽하게 풀이하게 되고 이를 보고 기뻐한 선생님은 또다시 새로운 논문 초록을 준경에게 준다. 어느 날 라희와 준경은 서점 데이트를 하고 서로의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준경이 별을 너무나 좋아하는 걸 알게 된다. 준경은 보경에게 여자 친구가 생긴 걸 들키게 되고 준경은 누나가 서운해할 거라 걱정했지만 보경은 동생에게 여자 친구가 생긴 걸 기뻐한다. 준경의 데이트에 보경이 코디를 해준다. 라희와 준경은 분식집에서 쫄면, 떡볶이, 팥빙수를 먹고 오락실 데이트, 서점 데이트, 자전거 데이트를 하며 더욱 가까워진다. 준경이 청와대에 편지를 보내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도 답장이 없자 준경은 전국 고등학생 수학경시대회 대통령상을 노리고 시험을 치른다. 하지만 배가 아파 시험 도중 답안지를 제출하고 교실을 나와버리는데 놀랍게도 결과는 준경이 대통령상을 수상하게 된다. 하지만 교육감이 대리수상 하게 되어 대통령과의 만남은 무산된다. 둘은 이번에는 청와대에 직접 찾아가기로 하고 고속버스를 타지만 준경이 차멀미로 얼마 가지도 못하고 버스에서 내리게 된다. 라희 아빠의 도움으로 라희가 서울로 전학 가면서 준경이도 서울 과학고로 전학시켜 주기로 한다. 준경은 아버지에게 이사실을 알리러 사무실로 찾아가지만 태윤이 마침 바쁜 일로 뛰어가서 말을 하지 못한다. 준경이 기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데 철교 아래 강가에서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강을 수색하는 불빛이 보이자 준경은 두려운 마음이 든다. 철교로 향하던 준경은 자신이 만든 신호등이 고장 난 것을 보게 된다.
2. 강물에 떨어진 누나
허둥지둥 급하게 굴을 지나 사고가 난 강이 보이는 철교를 지날 때 얼마 전 기차역에서 만난 아이 엄마가 사고를 당한 걸 보게 되고 6년 전의 일이 다시 생각난다. 6년 전 그때 철교 위 대피소로 급하게 피하던 중 보경은 준경의 1등 트로피가 아래로 떨어지자 그걸 잡으려다 철교에서 그만 강물로 떨어진다. 태윤이 그 소식을 듣고 강가로 달려가지만 낮부터 시작된 수색은 밤이 되어도 찾지를 못하고 잠수부가 건져낸 건 준경의 트로피뿐이었다. 슬픔을 이기지 못해 강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태윤은 강물이 목까지 차오를 때 준경이 누나를 찾는 소리를 듣고 슬픔을 참고 강 밖으로 나온다. 이사고로 역장에게 사표를 낸 태윤에게 역장은 마을 밖으로 나오면 준경과 같이 살 수 있는 방을 구해주기로 하고 태윤이 계속 일을 할 수 있도록 설득한다. 누나가 죽자 준경은 트로피를 집 밖으로 던져버린다. 그런데 방에 들어오니 트로피는 책상 위에 다시 놓여있는 것이다. 신기한 듯 가까이 다가가서 트로피를 잡으려는데 바로 옆에 누나 보경이 갑자기 나타난다. 순간 무서워 뒤로 넘어진 준경은 정말 죽은 누나인걸 알고 반가움과 슬픔에 눈물을 흘리며 누나를 안는다. 인사를 하고 떠나려는 보경을 준경이 함께 있어달라고 부탁한다. 보경은 동생 준경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다. 준경 아버지 태윤이 이삿짐을 모두 싸고 준경을 데리고 마을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만 준경은 누나와 함께 살고 싶어 완강하게 거부한다. 어쩔 수 없이 준경을 혼자 두고 태윤(이성민)만 마을 밖에서 살게 된다. 서울로 전학 가는 라희는 준경을 기다려보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도(이때 준경은 숨어서 지켜만 볼뿐 라희 앞에 나타나지 못한다) 준경은 나타나지 않는다. 라희는 비를 맞으며 슬프게 울다가 어쩔 수 없이 서울로 떠난다.
3. 간이역 공사, 혼자 첫 삽을 뜨다
라희가 떠나고 가을, 겨울, 봄이 지나 다시 여름이 찾아왔다. 준경의 편지를 보고 청와대에서 간이역을 만들어주겠다는 답이 왔다. 하지만 정부 예산이 없어 언제 만들어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정부에서 허락한 것 이기에 준경이는 직접 간이역을 만들자고 마을 어른들에게 제안한다. 하지만 누구 하나 준경의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이 없어 혼자서 간이역 공사의 첫 삽을 뜬다. 더운 여름 혼자서 삽질을 하고 있는데 땅속 돌덩이 제거가 쉽지 않고 손바닥은 이미 진물이 많이 생겨 아팠다. 그때 마을 청년 한 사람이 곡괭이를 들고 와서 준경을 돕게 되고 몇 시간 후에는 온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준경과 함께 땀을 흘렸다. 그러던 어느 날 라희의 목소리가 녹음된 카세트테이프와 함께 찍은 사진이 도착한다. 며칠이 지나자 간이역 공사는 기초공사가 끝나고 시멘트 벽돌로 벽을 쌓는 중이다. 원곡 마을 사람들은 간이역 이름을 두고 고민 중이다. 이미 다른 지역에 원곡역이 있었기에 준경의 의견이 반영되어 양원역으로 역 이름을 짓기로 한다. 양원역은 순조롭게 완공될 것인지 준경의 꿈은 이루 질 것인지 영화의 진짜 스포는 이다음 부분에서 볼 수 있다. 뒷부분이 궁금하신 분은 영화 기적을 꼭 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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